R&D 2년…동원 '참기름 참치캔' 공들인 까닭

입력 2023-12-18 18:08   수정 2023-12-19 01:15

“집에서 요리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간편한 식사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겐 기존의 참치캔을 활용한 요리도 귀찮을 뿐이지요.”(서아영 동원F&B 식품개발연구원)

1~2인 가구 급증, 배달 문화 확산 등으로 집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자취생들의 단짝’으로 통하던 통조림 소비에도 변화가 생겼다. 18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참치캔이 포함된 상온 해산물 제품 시장은 2015년 8500억원에서 지난해 7000억원대 초반으로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최근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에 그친다.
○정체된 참치캔 시장

국내 참치캔 시장 부동의 1위 동원F&B가 2세대 참치캔으로 규정한 ‘동원맛참’을 2년간의 연구개발(R&D) 끝에 지난 8월 선보인 데도 이런 트렌드가 작용했다. 동원F&B는 이 제품에 기존의 카놀라유 대신 참기름을 넣어 ‘따자마자 바로 먹는 반찬’이라는 콘셉트를 적용했다. 참치캔의 현 주 소비자인 40~50대 주부에 더해 20~30대 젊은 층까지 소비층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동원F&B가 주목한 건 사람들이 더 이상 많은 반찬을 만들어 먹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존 주력 제품인 ‘동원참치’는 반찬이 아니라 찌개나 김밥 등의 요리 재료로 활용되고, 뚜껑을 딴 뒤 기름을 버려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이에 따라 동원F&B는 동원맛참을 식자재가 아닌 반찬으로 포지셔닝했다. 주 타깃은 혼자 거주하는 20대, 어린아이를 둔 30대 맞벌이 부부 등이다. 동원F&B가 간이 배어 있는 동원맛참을 8월에 내놓는 데까지 걸린 개발 기간은 2년.

서아영 연구원은 “미국 스타키스트, 이탈리아 리오마레 등의 바로 먹는 참치는 이미 해외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며 “한국에서도 참치를 대용식으로 정착시키려면 일단 반찬으로 먹을 수 있는 참치캔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동원F&B는 강력한 매운맛, 고단백, 비건, 저나트륨 등을 콘셉트로 한 3세대 참치캔 제품도 준비 중이다.
○밥과 어울리는 참치
동원F&B 연구원들은 동원맛참 개발 과정에서 밥반찬으로 어울리는 맛을 구현하는 데만 1년을 썼다. 고소한 맛을 내는 유지(기름)를 선정하기 위해 전국에서 참기름 업체 20곳 이상을 수소문했다. 서 연구원은 “통조림 제품은 멸균을 위해 고온·고압에서 열처리하다 보니 단백질 함량, 맛, 식감이 바뀔 공산이 크다”며 “열처리를 잘 견딜 수 있는 원물을 찾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제품화할 수 있을 정도로 맛과 중량을 잡는 데만 1년이 더 들었다. 밥 한 공기에 참치캔 한 개를 다 쓸 수 있는 ‘황금비율’을 찾아야 했다. 개발팀은 ‘소비자가 무의식중에 뜬 밥 한 숟갈(10g)에 참치 4g을 올렸을 때 가장 맛있다’는 결론을 도출해 참치 농도와 소스 배합비 등을 확정했다. 동원F&B의 올해 동원맛참 매출 목표는 50억원 수준이다.

내년 말까지 2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식품업계에서 캔류는 패키지를 자유자재로 바꾸는 게 힘들기 때문에 100억 브랜드 하나 만들어내기가 절대 쉽지 않은 것으로 인식된다.

동원F&B는 이를 위해 아이돌 그룹 아이브 소속 안유진 씨를 재차 모델로 기용했다. 지난해 안유진 씨가 나온 동원참치를 주제로 한 한숨챌린지(호흡을 끊지 않고 한 번에 긴 문장을 말하는 것) 광고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1400만 회를 넘겼다. 출시와 함께 공개된 동원맛참 광고 영상은 4개월 만에 1300만 뷰를 돌파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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